나의 젊은 시절 추억 돋는 디아블로2 피시방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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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쯤인가,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한창 온게임넷이랑 경인방송에 빠져있던 시절이 있었어. 그때 당시에는 새로운 게임을 소개하는 코너들이 방송에 자주 나왔는데, 나는 그중에서도 디아블로 2가 나오는 리뷰 코너에 완전 꽂혔지.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으로 텔레비전 앞에서 쳐다보고 있던 기억이 난다.
그날따라 게임이 너무 하고 싶어서 용돈 2000원을 모아, 동네 피시방으로 가기로 결심했어. 참고로 그때 피시방 1시간에 2000원이었음. 나름 거금을 들여서 가는데, 완전 떨리고 신나는 마음으로 피시방에 도착했지.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까, 게임 리스트는 엄청 많은데 디아블로 2가 안 보이는 거야. ‘이게 뭔가…’ 싶으면서 허탈함에 빠졌지.
어쩔 수 없이 포트리스나 하려고 하다가, 갑자기 옆에서 피시방 아저씨가 나한테 “야, 너 이 게임 어린이가 할 게임 아닌데, 몇 살이냐?” 하고 묻더라. 마음이 뜨끔했지.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초등학생인데요!” 아저씨가 막 웃으면서 타이르더니, “다른 게임이나 해라” 하면서 나를 쳐다봤지. 결국 난 포트리스 대신 하프라이프를 시켜줬는데, 웬걸… 한참 게임 몰입 중인데 갑자기 옆 테이블에 있던 어떤 형이 다가오더니 나보고 “이거 좀 알려줄까?” 하는 거야. 그 형이랑 하프라이프 배틀하느라 시간 다 날려먹은 기억이 나.
그래도 그날 하프라이프 하고 나서 나는 미친 듯이 디아블로를 하고 싶다는 결심이 생겼지. 아저씨가 나중에 다시 와서 "디아2는 어린애들보다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게임이야"라고 해도 나한텐 소용없었지. 나는 디아블로를 꼭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한테 조르기 시작했어. 겨우겨우 승낙을 받아 냈더니, 다음날 갑자기 취소된 거 있지. 아, 그때 진짜 속상했어.
그렇게 디아블로는 나한테 멀어져 갔지만, 이후에 집에서 밤새 아빠랑 미친 듯이 했던 기억도 남아 있어. 아빠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거 재밌지?" 하셨을 때, "네!"라고 대답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네.
그래서 결론은? 난 디아블로 하면 항상 좋은 추억만 떠오른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