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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엄마를 쥐잡듯 잡은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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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IMF 막 지나고 2000년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함. 그 시절, 아줌마들 사이에서 한창 유행하던 암XX에 우리 엄마가 그만 푹 빠져버렸음.

처음에는 그냥 몇몇 주변 사람들 끌어들이고, 막 강연 다니고 교육받으러 다니더니만, 어린 시절의 나는 그게 엄청 싫었음. 학교 갔다 오면 집에 엄마가 없는 게 어색하고 서운했거든. 근데 뭐 어릴 땐 그저 그런 줄 알았음.

그러다가 어느 날 밤, 큰일이 터졌음. 아빠가 엄마를 진짜 패기 시작한 거임. 살면서 아빠가 엄마 때리는 걸 두 번 봤는데, 그중 한 번은 부부싸움이었고, 나머지 한 번이 바로 이 사건이었음. 그 이유가 어이없었음. 엄마가 나랑 형 대학자금이랑 적금까지 다 깨서 그 다단계에 투자한 거였음.

그날 오밤중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까지 집에 오셔서 겨우 중재가 됐고, 그 후로 엄마는 그 다단계에 다시는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함.

시간이 많이 지나고 어느 날, 우연히 엄마가 그때 얼마나 돈을 날렸는지 듣게 됐는데… 4천만 원이었음. 그 당시 4천만 원이면 소형 아파트 한 채 값이었음. 진짜 충격이었음. 아빠가 그때 직장이 좋은 편이라 돈을 못 벌던 것도 아니었는데, 왜 거기에 빠져서 그렇게 큰돈을 날렸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됨.

근데 진짜 반전은 여기서 시작됨.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그날 아빠가 엄마를 때린 이유…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었음. 그날 저녁, 아빠가 출근하고 돌아와서 거실을 보니까 암XX 물건들이 집 안 가득 쌓여 있었음. 아빠가 그제야 엄마가 ‘다단계’만 한 게 아니라, 집을 그 회사 창고로 쓰고 있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던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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